[과학칼럼]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만나 열리는 새 세상

2012년 1월26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매년 연초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2가 지난 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CES 2007에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 우리가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이른바 샌드위치론을 이야기 했었으나, 이번에는 일본은 힘이 좀 빠졌고 중국은 따라오기에 좀 멀었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자신감을 역설하였다고 한다. 불과 5년 만에 세계 전자산업의 판도가 대한민국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TV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내놓아 각각 미국 주요 매체들로부터 CES 2012최고혁신상최고제품상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OLED TV는 유기물을 통해 자체 발광하므로 과거의 액정표시장치(LCD) TV에 탑재된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를 제거할 수 있어서, 전력 소모가 줄고 두께도 줄어드는 차세대 TV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OLED TV5년 전 세계 최초로 일본 소니에 의해 상용화 되었으나 우리나라 두 업체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2010년에 양산을 중지하였다고 하니, TV 기술과 산업에서의 우리의 약진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한다.

이번 CES 2012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동차 업체들을 위한 전문관이 처음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이다. 10일과 11일에는 디터 제체 다임러벤츠사 회장과 앨런 멀랄리 포드사 CEO가 각각 기조연설을 맡아 자동차 산업과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올해 행사에는 다임러벤츠, 포드, 아우디,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참석했는데, 저마다의 정보통신 기술 융합 시스템을 선보였다.

업체에 따라 시스템의 구현 방법은 달라도 모두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를 차량용 디스플레이나 제어 기능과 연동시킨다는 목적은 대동소이하였다. 예를 들어, 포드사의 싱크앱링크(Sync App Link)‘의 경우 운전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뉴스나 라디오를 틀어주고 차량의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해 준다. 아울러, 스마트폰 음성 동기화 기능을 통해 음성으로 차량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유보(UVO)’ 시스템을 공개했는데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통신 연동으로 자동차 자가진단과 자기 자동차 찾기 기능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차량에서 다양한 정보와 오락을 제공해주는 스마트폰 연동장치들이 운전자에게 주의가 흐트러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동차 업체들은 동의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은 앞 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선을 따라 자율 주행을 한다든지, 전조등의 자동 조정과 운전자의 졸음 방지 알람 기능 등 자동 안전운전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구글사는 201010월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개조한 무인자동차 7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14만 마일을 시험 주행하는데 성공하여 운전자 없는 자동차의 꿈은 거의 실현 단계에 와 있기도 하다.

이제는 자동차가 장거리를 장시간 이동을 해야 하는 이용자들에게 운전의 부담을 주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전함으로서 자동차를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지니고 자동차에 타서 목적지만 말하면 스마트폰이 자동차의 두뇌가 되어 스스로 알아서 운전하여 데려다 주고, 우리는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한가로이 책을 읽는 꿈 같은 이이기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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