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로봇 산업 활성화의 해법: 서비사이징

2012년 6월1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한국로봇산업협회의 2011년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로봇 시장은 2009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후 2010년 약 1.8조원으로 약 75%의 연간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서비스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해 세계 로봇 시장에서의 서비스 로봇 비중인 39%에 크게 뒤떨어지는 현실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11년 통계에 따른 세계 시장 관점에서 볼 때에도, 2010년 기준 전체 로봇 시장은 94억 달러에 그쳤고 연평균 증가율도 5.5%로 저조했다. 제조용 로봇 시장은 4년 사이에 1억3천만 달러나 줄어들었는데, 그나마 서비스 로봇 시장이 21.9%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는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로봇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1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주최한 ‘서비스 R&D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가하면서 ‘서비사이징(servicizing)‘이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한 좋은 해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지식사전에서 보면 서비사이징이란 제품 생산 및 공급에 주력하던 제조업체가 사업모델을 서비스 중심으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서비사이징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복사기와 프린터 생산과 판매업체인 제록스가 인쇄기기의 특성에 맞춰 효율적인 문서작업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제록스글로벌서비스(XGS)’라는 부서를 만들어 전문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 외에도 듀폰의 자동차 공장 화학물질 관리 서비스, 웅진코웨이의 매트리스 홈케어 시스템 등을 성공적인 서비사이징 사례로 꼽고 있으나, 일반인들에게 가장 와 닿는 사례는 역시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 아닐까 한다. 스마트폰에서 앱스토어라는 장터를 열어놓고 일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유통하게 함으로써, 전화기라는 제품에서 다양한 생활 정보의 소통이라는 서비스로 비즈니스의 중심축을 옮겨놓는 혁신을 이룬 것이다.

로봇의 경우 지금까지 제조용 로봇의 비중이 컸고 서비스 로봇이라도 대부분 인간에게 제공하는 특정 서비스를 프로그래밍하여 제품으로 판매하는 형태로 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즉, 로봇 산업은 서비스 로봇 비중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형태로 발전되어 온 것이다. 병원에 한 두 대 정도 팔리는 30억원짜리 수술용 로봇 위주라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의 접근방법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가정에 또는 개인에 한 대 이상의 서비스 로봇이 보급되는 미래라면 어떠한 형태이든지 서비스 산업으로의 접목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구 정보통신부에서 주도하여 연구 개발과 시범 사업 및 사업과의 연계로 진행되었던 유비쿼터스 로봇(URC: Ubiquitous Robot Companion) 사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서비사이징의 첫 시도로서 의미를 갖는다. 서비스 사업자로서 대형 통신사와 교육 컨텐츠 업체를 참여시키고, 로봇 제조업체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기본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며,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학계와 연구계에서 개발하는 방식으로 가치사슬을 엮어냈다. 수요자의 요구사항에 기초한 서비스를 도출하는 과정이 미흡해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현재 통신사들이 주축이 되어 출시하는 소아 교육용 로봇 사업의 근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되새겨 볼 만 하다.

향후 로봇 사업을 주도할 서비스 로봇은 인간에게 제공하는 유용한 서비스로 서비스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참여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의 연구 개발 프로젝트까지도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서비스를 비즈니스로 엮어가는 서비사이징이 활발해지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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