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소셜펀딩으로 가시화되는 꿈의 의복

2012년 7월8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지난 7월2일 미국의 과학잡지 ‘포퓰러 사이언스’는 매사츄세츠공대(MIT) 졸업생들이 우주복 기술을 이용하여 일명 ‘아폴로 셔츠’라는 최첨단 꿈의 셔츠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위해 저명한 소셜펀딩 회사 ‘킥스타트(www.kickstart.com)’에 펀딩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킥스타트에서는 모든 프로젝트 제안자들이 투자목표액과 납기일을 정하고 공지하게 되는데,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납기일에 모든 후원자들로부터의 투자액이 제안자에게 전달되게 된다. 아폴로 셔츠 프로젝트의 경우 7월11일까지 3만 달러를 유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7월5일 14:30분 현재 1557명의 투자자로부터 22만4천365달러를 모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들이 제시한 아폴로 셔츠는 몸을 치장하기 위한 패션보다는 활동성을 극대화한 과학이 더욱 강조된 미래 옷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 셔츠는 자동 온도조절 기능을 갖는데,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복에서와 같이 상변화물질을 활용하여 더운 곳에는 열을 보존하였다가 추운 곳에서 열을 방출하게 된다. 아울러 습도 및 냄새 조절 기능도 갖고 있어, 몸에 땀이 나면 습기를 흡수하여 몸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냄새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에 대항해 반미생물 코팅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안 좋은 냄새를 없애준다. 그야말로 미래 꿈의 의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꿈의 기술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이들이 동원한 소셜펀딩이라는 방법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가능해진 것이다. 다른 말로 크라우드(crowd) 펀딩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방식은 창작 프로젝트를 인터넷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공개하여 익명의 다수 군중(crowd)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을 말한다.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군중들에게 공감시키면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 듯이 큰 자금의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군중들에게 돌려 줄 보상은 깊게 고민을 해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만화가 강풀이 몇 번 무산되었던 그의 원작 ‘26년’의 영화 제작 노력이 소셜펀딩을 통해 해결되었던 사례에서와 같이 예술 창작에는 잘 이용되고 있으나, 과학기술 개발 프로젝트에는 아직 소셜펀딩을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하지만 아폴로 셔츠 프로젝트에서와 같이 참신한 과학적 아이디어들을 실현시킬 도구로서 소셜펀딩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아폴로 셔츠는 미래에 많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입고 다니며 활동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되지만, 과학을 통해 특별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옷의 개발도 다각도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골프공의 요철이 공기 저항을 줄여준다는 것에 착안하여 나이키에서 만든 육상복은 100미터 경주에서 0.023초나 시간을 단축해 준다고 한다. 또한, 상어의 피부에서 힌트를 얻어 작은 삼각형 돌기를 넣어 특수 코팅해 제작한 전신 수영복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선을 보여 수영선수의 기록 단축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입는 것만으로 건강과 질병에 관련된 심박 수, 호흡 수, 체온, 운동량 등을 측정하여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셔츠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개발되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하지 마비환자를 위한 입는 로봇과 사용자의 이들의 운동의지 파악을 위한 센서슈트도 넓은 개념에서 미래 의복의 일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미래의 의복은 더 이상 패션이 아니다. 사람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과학기술의 산물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옷이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소셜펀딩을 통해 실현시켜 미래의 옷이 우리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앞선 과학기술로 우리나라를 더욱 빛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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