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외계에는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2012년 7월2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수한 별들 중에 지구와 비슷하게 생명체들이 살아 움직이는 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으리라. 공상과학 소설의 선구자로 알려진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8년 ‘우주전쟁’이란 소설에서 보여준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스토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된 것도 외계에 생명체가 살고 있으리란 막연한 상상에서 비롯하였을 것이다. 이후 수많은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그 생김새를 형상화시켜 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실제로 입증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왔을까?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이는 우주의 원리를 담은 세계적인 과학서적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이 남긴 말이다. 이 말대로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있고 그 중에는 우리와 비슷한 문명을 갖고 있는 존재가 꽤 있을 것이며 적어도 전파의 송수신이 가능할 수준의 과학이 발달되어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1960년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드레이크는 외계 생명체가 보내는 전파를 수신하고 지구 인류의 존재를 알리는 전파도 송출하는 ‘오즈마 계획’을 실행하였는데, 계획 자체에서 큰 수확이 없었으나 이른바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연구의 시초가 되었다. 이후 SETI 연구는 미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수행되어 오다가 1993년 미국 의회의 예산지원 삭감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1995년 이후에는 민간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피닉스 프로젝트’에서처럼 민간단체로 주도권이 넘어가 있는 상태이다.

작년 12월 NASA의 과학자들은 케플러위성의 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구에서 600광년 떨어진 시그너스성단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와 환경조건을 갖는 행성 ‘케플러-22b’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3월에 발사된 케플러 관측위성은 고정밀 카메라로 15만여 개의 별을 관측해 2326개의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였고, 이 중에서 48개는 생명체 서식권 내에 있다고 발표했다. 한동안 지지부진하게 흘러왔던 SETI 프로젝트도 케플러-22b의 발견을 계기로 재가동되었다고 한다.

SETI 연구는 외계 생명체의 적극적 개입 없이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한다면, 우주탐사 로봇은 생명체를 직접 찾아낸다는 관점에서 더욱 실질적이라 할 수 있겠다. 1997년 7월 NASA는 인류 최초로 화성탐사 무인로봇 ‘소저너’를 화성 표면에 안착시켜 6주 동안 1만장 이상의 화성표면 사진과 4백만여 가지의 기상정보를 수집한 바 있었다. 2003년 여름에는 화성탐사 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지구를 떠나 2004년 1월에 화성에 착륙하였고, 외계생명체의 흔적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원래는 90일 동안 화성의 토양과 암석을 채취하여 조사하고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게 되어 있었으나, 스피릿은 7년 동안이나 동작하며 제 역할을 다하였고 오퍼튜니티는 아직까지도 살아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오는 8월6일에는 4번째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하게 되어있다. 지난해 11월26일 화성으로 발사되어 현재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큐리오시티는 무게가 900kg이나 되는데, 17개의 카메라와 2.1m의 팔을 갖고 있으며 75kg에 달하는 10종의 첨단 과학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화성에서 지구로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이 14분이고 화성의 대기를 뚫고 착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7분이 되니까, 화성 착륙완료 후 지구로 착륙시작 신호가 전달될 때까지 7분 동안 개발비로 3조원이나 들어간 이 로봇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 NASA는 이를 ‘7분간의 공포’라고 부르며 두려워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의 화성 궤도가 안 좋아 착륙 순간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으리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아무쪼록 이 첨단의 화성탐사 로봇이 오퍼튜니티처럼 주어진 임무를 뛰어넘어 오래 활약하면서 화성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사실 유무를 확실히 입증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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