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21세기 과학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과제

2009년9월1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지난달 과학기술계의 화두는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관한 것이었다. 과학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조차도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소식에 환호했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하면서 첫 시도에서의 좌절을 맛보아야만 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절반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과 대통령의 나로우주센터 방문 격려는 21세기 과학기술강국 대한민국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단기간에 세계 10여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은 첨단 과학기술의 수용과 발전에 힘 입은 바가 크다. 1960~70년대에는 선진 과학기술 도입과 개량으로 중화학공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1980~90년대에는 첨단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을 토대로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등 수출주력산업에서 선전한 바 있다. 그 후에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어온 데 힘입어, 2009년에 이르러서는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경쟁력연감을 기준으로 국가과학경쟁력 3위 및 국가기술경쟁력 14위에 이르는 등 과학기술강국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현재 세계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다. 특히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대외환경 변화에 민감해 더 큰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듯이, 과학기술경쟁력은 위기탈출의 기회인 동시에 우리나라가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과학기술강국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신성장동력의 지속적인 발굴과 육성이 필요하다.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 삶의 질 향상,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미래의 생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산업을 지속적으로 찾아 키워내야 한다.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신재생에너지 등 6개 녹색기술산업, 정보통신기술융합과 로봇 등 6개 첨단융합산업, 헬스케어 등 5개 고부가서비스산업을 발굴하여 육성 중인 바, 시의적절한 시도로 판단된다. 다만, 투자와 육성계획의 지속성이 관건이므로, 다른 계획에 묻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둘째, 정보통신기술(IT)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한다. 우리가 IMF 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여를 했던 분야가 반도체와 TV,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IT산업이었고, 현재에도 수출액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효자산업이다. 현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 해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IT 홀대론이 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주 청와대에 IT 특보가 신설되는 등 그간의 혼란함이 서서히 안정되어 가는 모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와 IT 인력이 확보되어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은 모두 IT가 밑거름이 되고 IT는 곧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라는 면에서, 국가핵심역량인 IT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셋째, 창조형, 종합형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과 인적자원으로 이제 갓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 지금까지의 인재는 선진국의 발전모델을 분석하고 이를 잘 따르기만 하는 분석형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선진국에 진입하여 세계를 리드하려면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융복합 산업에 진출해야 할 과제를 안고 가야 하므로, 창조형 또는 종합형 인재의 확보가 절실하다. 이공계 대학입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꿈같은 이야기겠지만, 최근 KAIST에서 실시되는 인성면접 입시제도는 이러한 인재육성을 위한 좋은 시도로 보여진다. 21세기 과학기술은 경제대국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앞서 말한 과제들이 잘 해결된다면 골드만삭스사가 예측한대로 대한민국이 2025년 1인당 국민소득 세계 2위를 달성하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양질의 삶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는 현실은 과학기술의 지속적인 육성 발전에 그 열쇠가 맡겨져 있는 것이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조영조

    10여년 전에 쓴 칼럼이지만 지금 관점에서도 매진해야 할 3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과 같이 약간의 수정은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1) 인간중심 환경친화 신성장동력의 지속적인 발굴과 육성
    (2) 4차산업혁명 주도 신기술의 토대를 튼튼히..
    (3) 창조형/융합형 과학기술인재의 육성

  2. Kim

    멋진 칼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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