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10년 후 마이로봇 시대를 대비하며

2011년 1월2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영조

인터넷 혁명이다 Y2K 전산망 마비다 하며 호들갑을 떨고 맞이했던 2000년 뉴 밀레니엄도 이제 10년이 지났다. 과학기술 분야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생활문화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던 것 같다.

2005년 말에 등장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영상 컨텐츠에 대한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이른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User-Created Contents)’의 돌풍을 몰고 와, 2006년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를 선정하게 한 바 있다. 나아가서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애플사는 앱스토어를 통해 일반인이 쉽게 어플리케이션 제작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도록 하여, 아이폰을 근세기 최고의 히트상품이자 스마트 혁명의 기폭제가 되게 하였다.

그렇다면, 뉴 밀레니엄의 두 번째 10년에는 과학기술 발달로 인해 삶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가 예측해 보는 것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데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연초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2020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10대 트렌드 중 과학기술 연관 산업 부문에서 ‘마이로봇 시대’와 ‘하이라이프 사회’의 도래를 들고 있다. ‘마이로봇 시대’란 인간의 생활 속에서 자율적으로 개인 서비스를 수행하는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를 말하며, ‘하이라이프 사회’란 가정용 연료전지와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제로주택의 신축이 의무화되고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는 저탄소 친환경 사회를 일컫는다.

특히, 마이로봇과 관련해서는 핵가족화, 고령화, 감성적 요구 증대 등으로 인해, 가사지원, 건강관리, 노약자 보조, 여가 보조, 교육 보조, 경비․출퇴근 등 복합 업무 지원을 위한 로봇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마이로봇 산업의 발전은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산업의 확장과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일상생활에 있어서 다양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올해의 세계가전쇼(CES)에는 다양한 개인 서비스 로봇이 선을 보여 로봇과 함께 할 미래의 생활을 상상하기에 충분하였다. 로봇청소기의 선구자인 ’아이로봇’사는 깨끗한 물과 더러운 물을 분리 저장하는 수조를 부착한 물걸레 로봇청소기 <스쿠바 230>과 더불어, 이동하며 사용자를 알아보는 로봇에 아이패드를 장착해 원격지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대화하는 아바타형 로봇 <에이바>를 선보였다. 미국의 다른 두 회사에서도 원격 화상회의용 로봇으로 <애니봇 QB>와 <Vgo 로봇>을 선보여, 마이로봇의 청소기 다음 응용분야가 아바타형 원격조정 로봇이 되리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사이버다인‘사는 2006년 아이치 박람회 이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던 노약자나 장애인의 보행을 도와주는 착용형 로봇 <HAL>을 내 놓았는데, 한 달에 천오백달러의 임대료로 일본의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로봇기업들도 청소로봇과 유아교육용 로봇 등을 꾸준히 전시하며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여러 건의 주문 계약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2010년 개인 서비스 로봇 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약 80억 달러이며 2020년에는 2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는 지금 10년 후 크게 성장할 마이로봇 시대를 대비해 연구개발과 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마이로봇은 생활 안에서 우리와 일상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고 하니, 마이로봇과 친구나 가족 되는 법을 서서히 배워가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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